집은 일상으로 삶이 풍요로워지는 공간이에요

 EMPYREAN 401 최OO님, 정OO님

건축을 전공한 디자이너 부부의 공간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건축을 전공하고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을 운영하는 최00, 건축을 전공하고 도시, 건축, 공간 사진을 찍는 정00입니다.

두분 다 건축을 전공하셨어요. 전공자라면 집을 고를 때도 남다른 기준이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집을 알아보셨나요?

둘 다 전공자로서 좋은 건축이 주는 영향력을 믿기 때문에 어떤 집에 살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당장은 삶에 변화의 가능성이 많아 ‘지금 우리 상황에 맞는 곳을 고르되 타협하지 말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지표로 이야기하면 활성화된 젊은 상권과 한두 블록 떨어진 위치, 집이 위치한 곳은 주거지 밀집 지역, 동네에서 사람 사는 느낌이 날 것, 인근에 녹지 필수, 지하철역 5분 이내, 신축, 풀옵션, 높은 천정고, 집 전체의 채광이 좋을 것, 넉넉한 수납공간, 전문 건축가가 작업한 곳일 것, 하드웨어(수전, 도기, 창호 등)에서 감각적이거나 높은 퀄리티가 보일 것, 주차 공간, 보안시스템, 창을 열 수 있고 창밖으로 동네를 느낄 수 있을 것, 고층 공동주택이 아닐 것 등 여러 기준을 통해 집과 동네에서 좋은 기분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찾아보았습니다.

 

지금 우리 상황에 맞는 곳을 고르되 타협하지 말자

엠피리안은 처음 방문했을 때 어땠나요?

처음 방문하고 5분도 안 돼서 이 집이 저희가 원한 모든 조건을 만족시킨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아! 굉장히 중요한 점이, 당시 한창 전세 사기 문제가 많던 시기라 마음에 들어도 당장 계약할 생각은 못 했는데, 이 집을 소개해 주신 중개사님이 정말 프로페셔널하셔서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좋은 공간에 신뢰 있는 중개사까지,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집을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지도 너무 궁금해요.

이사오고 작년 내내 너무 바빠 이제야 조금씩 가구를 채워 넣고 있습니다. 집은 수면 공간, 업무 공간, 휴식 공간, 크게 세 공간으로 구획하여 붙박이장이 있는 방을 침실, 거실은 서재 겸 오피스, 북측 방에 티비와 소파를 놓고 사랑방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현재는 들여놓은 가구가 거의 없어, 거실에서 일을 하고 침실에서 자고, 사랑방 전경이 너무 좋아 아직 빈방이지만 자주 가서 밖을 구경하곤 합니다.

이 세대는 화장실이 순환동선으로 조금 특별한데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거실과 침실 두 공간으로 통할 수 있는 순환구조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두 면에 통로가 있어 동선도 효율적이고 열려있는 구조라 개방감도 큽니다. 베란다(세탁실)까지 문을 모두 열면 봄, 가을에 집 전체 환기가 되며 바람이 통할 때 기분이 그렇게 좋더라구요. 또 샤워부스, 세면대, 파우더룸이 분리되어 습기로 가득 찬 화장실이 아닌 쾌적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처음 봤을 때 낯설었던 구조였지만, 지금은 이 집에서 가장 뽕(?)을 뽑고 있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전문가시니 다른 궁금한 점도 생기는데 사용하시는 가구나 소품 중에 제일 좋아하는 제품 혹은 브랜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클래식하고, 빈티지하며 심플한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북유럽 가구와 일본 가구 브랜드, 헤리티지가 있는 빈티지 가구, 한국 공예 작가님들의 가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 집에서는 책상을 고심해서 골랐는데, 기성 제품 중에는 우리 집에 딱 맞는 걸 찾기가 어려워 직접 제작을 했습니다. Donald Judd의 아키텍처 데스크를 복각하여 남편이 설계하고, 목공소에 재단을 맡겨 집에서 조립했어요. 각 판이 워낙 크고 무거워서 조립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디자인이 아름답고 실용성이 높고, 무엇보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만든 추억이 깃들어 있어 애정합니다. 

여기가 신혼집으로 알고 있는데 이 맘때는 보통 지인분들도 초대하잖아요. 주변 지인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아직 집을 다 꾸미지 못했는데도 집을 방문한 친구나 가족들이 이런 곳으로 이사오고 싶다, 이런 곳에 사는 게 로망이라는 말을 해요. 그럴 때마다 우리가 좋은 공간에 살고 있다고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특히 저희 사랑방 앞 풍경이 주택과 골목, 파란 하늘이 있어 탁 트인 정겨운 광경을 보며 다들 감탄합니다. 그때마다 저희도 괜히 뿌듯하고 기뻐집니다.

엠피리안은 옥상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사용해보셨나요?

작년에 합정 쪽에서 집에 오다가 비가 멈추고 날이 개면서 무지개가 떴어요. 감탄하며 보면서 버스를 타고 집에 왔는데, 다시 무지개를 보고 싶은 마음에, 볼만한 장소가 없을까 하다 불현듯 옥상이 떠올랐어요. 


탁 트인 옥상에서 동네 소리를 배경으로 무지개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더 좋아지더라구요. 보통 옥상이라는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아파트나 빌라가 흔하지 않잖아요. 그런 면에서 엠피리안의 옥상은 단순히 옥상에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 이상으로, 입주민의 삶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느껴집니다. 요즘도 가끔씩 조용히 저희끼리 바람을 쐬며 수다를 떨고 싶을 땐 옥상에 올라갑니다. 올해는 작은 텃밭처럼 채소들을 키우고 꽃을 놓고 입주민들이랑 나누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지내시면서 아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까요?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 집을 좋아합니다. 굳이 꼽자면 위의 답변처럼 옥상이 조금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는 바람이 있구요. 추가로 느슨한 연대라고 할까요? 입주민들끼리 신뢰를 바탕으로 나눌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네트워크나 친밀함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구요ㅎㅎ 


가령 저희가 겨울에 눈이 많이 왔을 때 눈오리를 집 주변에 만들었는데 눈오리 메이커를 1층에 두고 사용해 보고 싶으신 분들 써보시라는 메모를 남겨놨었거든요. 가끔 선물로 과일이 많이 들어오면 저희가 다 먹긴 힘들고, 동네 친구도 없어 버리기 부지기수라 그럴 때 1층에 놓고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공구를 빌리거나 하는 작은 도움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살기 팍팍한 세상이라 한 건물에 살아도 늘 경계하는 게 요즘에 일반적이지만, 엠피리안은 입주민들끼리 늘 인사하는 규칙이 있는 만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느슨한 연대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두 분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사소한 일상을 보내더라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고, 그 일상으로 삶이 풍요로워지는 공간이 바로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밖에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내 집에서 가족과 에너지를 충전하고 행복을 느끼면서요.

"집은 일상으로 삶이 풍요로워지는 공간이에요."



EMPYREAN 401 최OO님, 정OO님


건축을 전공한 디자이너 부부의 공간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건축을 전공하고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을 운영하는 최00, 건축을 전공하고 도시, 건축, 공간 사진을 찍는 정00입니다.

두분 다 건축을 전공하셨어요. 전공자라면 집을 고를 때도 남다른 기준이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집을 알아보셨나요?

둘 다 전공자로서 좋은 건축이 주는 영향력을 믿기 때문에 어떤 집에 살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당장은 삶에 변화의 가능성이 많아 ‘지금 우리 상황에 맞는 곳을 고르되 타협하지 말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지표로 이야기하면 활성화된 젊은 상권과 한두 블록 떨어진 위치, 집이 위치한 곳은 주거지 밀집 지역, 동네에서 사람 사는 느낌이 날 것, 인근에 녹지 필수, 지하철역 5분 이내, 신축, 풀옵션, 높은 천정고, 집 전체의 채광이 좋을 것, 넉넉한 수납공간, 전문 건축가가 작업한 곳일 것, 하드웨어(수전, 도기, 창호 등)에서 감각적이거나 높은 퀄리티가 보일 것, 주차 공간, 보안시스템, 창을 열 수 있고 창밖으로 동네를 느낄 수 있을 것, 고층 공동주택이 아닐 것 등 여러 기준을 통해 집과 동네에서 좋은 기분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찾아보았습니다.

" 지금 우리 상황에 맞는 곳을 고르되 타협하지 말자 "

엠피리안은 처음 방문했을 때 어땠나요?

처음 방문하고 5분도 안 돼서 이 집이 저희가 원한 모든 조건을 만족시킨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아! 굉장히 중요한 점이, 당시 한창 전세 사기 문제가 많던 시기라 마음에 들어도 당장 계약할 생각은 못 했는데, 이 집을 소개해 주신 중개사님이 정말 프로페셔널하셔서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좋은 공간에 신뢰 있는 중개사까지,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집을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지도 너무 궁금해요.

이사오고 작년 내내 너무 바빠 이제야 조금씩 가구를 채워 넣고 있습니다. 집은 수면 공간, 업무 공간, 휴식 공간, 크게 세 공간으로 구획하여 붙박이장이 있는 방을 침실, 거실은 서재 겸 오피스, 북측 방에 티비와 소파를 놓고 사랑방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현재는 들여놓은 가구가 거의 없어, 거실에서 일을 하고 침실에서 자고, 사랑방 전경이 너무 좋아 아직 빈방이지만 자주 가서 밖을 구경하곤 합니다.

이 세대는 화장실이 순환동선으로 조금 특별한데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거실과 침실 두 공간으로 통할 수 있는 순환구조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두 면에 통로가 있어 동선도 효율적이고 열려있는 구조라 개방감도 큽니다. 베란다(세탁실)까지 문을 모두 열면 봄, 가을에 집 전체 환기가 되며 바람이 통할 때 기분이 그렇게 좋더라구요. 또 샤워부스, 세면대, 파우더룸이 분리되어 습기로 가득 찬 화장실이 아닌 쾌적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처음 봤을 때 낯설었던 구조였지만, 지금은 이 집에서 가장 뽕(?)을 뽑고 있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전문가시니 다른 궁금한 점도 생기는데 사용하시는 가구나 소품 중에 제일 좋아하는 제품 혹은 브랜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클래식하고, 빈티지하며 심플한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북유럽 가구와 일본 가구 브랜드, 헤리티지가 있는 빈티지 가구, 한국 공예 작가님들의 가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 집에서는 책상을 고심해서 골랐는데, 기성 제품 중에는 우리 집에 딱 맞는 걸 찾기가 어려워 직접 제작을 했습니다. Donald Judd의 아키텍처 데스크를 복각하여 남편이 설계하고, 목공소에 재단을 맡겨 집에서 조립했어요. 각 판이 워낙 크고 무거워서 조립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디자인이 아름답고 실용성이 높고, 무엇보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만든 추억이 깃들어 있어 애정합니다.

여기가 신혼집으로 알고 있는데 이 맘때는 보통 지인분들도 초대하잖아요. 주변 지인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아직 집을 다 꾸미지 못했는데도 집을 방문한 친구나 가족들이 이런 곳으로 이사오고 싶다, 이런 곳에 사는 게 로망이라는 말을 해요. 그럴 때마다 우리가 좋은 공간에 살고 있다고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특히 저희 사랑방 앞 풍경이 주택과 골목, 파란 하늘이 있어 탁 트인 정겨운 광경을 보며 다들 감탄합니다. 그때마다 저희도 괜히 뿌듯하고 기뻐집니다.

엠피리안은 옥상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사용해보셨나요?

작년에 합정 쪽에서 집에 오다가 비가 멈추고 날이 개면서 무지개가 떴어요. 감탄하며 보면서 버스를 타고 집에 왔는데, 다시 무지개를 보고 싶은 마음에, 볼만한 장소가 없을까 하다 불현듯 옥상이 떠올랐어요. 탁 트인 옥상에서 동네 소리를 배경으로 무지개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더 좋아지더라구요. 


보통 옥상이라는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아파트나 빌라가 흔하지 않잖아요. 그런 면에서 엠피리안의 옥상은 단순히 옥상에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 이상으로, 입주민의 삶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느껴집니다. 요즘도 가끔씩 조용히 저희끼리 바람을 쐬며 수다를 떨고 싶을 땐 옥상에 올라갑니다. 올해는 작은 텃밭처럼 채소들을 키우고 꽃을 놓고 입주민들이랑 나누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지내시면서 아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까요?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 집을 좋아합니다. 굳이 꼽자면 위의 답변처럼 옥상이 조금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는 바람이 있구요. 추가로 느슨한 연대라고 할까요? 입주민들끼리 신뢰를 바탕으로 나눌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네트워크나 친밀함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구요ㅎㅎ 


가령 저희가 겨울에 눈이 많이 왔을 때 눈오리를 집 주변에 만들었는데 눈오리 메이커를 1층에 두고 사용해 보고 싶으신 분들 써보시라는 메모를 남겨놨었거든요. 가끔 선물로 과일이 많이 들어오면 저희가 다 먹긴 힘들고, 동네 친구도 없어 버리기 부지기수라 그럴 때 1층에 놓고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공구를 빌리거나 하는 작은 도움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살기 팍팍한 세상이라 한 건물에 살아도 늘 경계하는 게 요즘에 일반적이지만, 엠피리안은 입주민들끼리 늘 인사하는 규칙이 있는 만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느슨한 연대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두 분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사소한 일상을 보내더라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고, 그 일상으로 삶이 풍요로워지는 공간이 바로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밖에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내 집에서 가족과 에너지를 충전하고 행복을 느끼면서요.